여행하는 삶

내가 행복한 순간(캠핑가서 불지피고 커피볶기)

허멜 표류기 2022. 11. 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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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또는 같이

입에서 김이 나오는 쌀쌀한
초겨울 밤에 캠핑장 도착해서


진지 구축을 완료하고

위스키 한 잔과
라디오 음악을 들으며

화로대 위에 활활 타오르는
따뜻한 불을 마주 바라보며
캠핑 의자에 앉으면




아무 생각 없는
그 순간
나는 행복하다.


한참을 불을 쬐고
화로대 위에 버얼건 숯이 쌓이면

나는 로지 주물팬위에
커피를 올려 볶는다.
(팬이 무겁긴 하지만 묵직하니 볶을 맛이 난다)

커피 볶는 소리…를 듣고
커피가 볶이는 냄새…를 맡으며

커피 콩이
변해가는 색을 유심히 바라본다.

숯이 쌓이면 커피를 볶기 시작한다


커피콩의 색이 변해간다


색이 제법이다… 팝핑 소리도 나고


마무리


잽싸게 식힌다. 밤 늦은 야영장이라 열악하다




커피를 볶는 향은
우리가 마실때 느끼는 커피향과는 다른
고소한 곡물 볶는 향이 난다.

커피 생두의 색이 변하면서
팝핑 소리가 나고
커피 색이 제법 진하게 변한다.

그리고
커피 볶는 것을 마무리해야 할
순간을 유심히 노려본다.




이 모든 과정이
전혀 수고롭지가 않다.
하나의 의식(ceremony)과도 같다.

다음날 서늘한 아침
따뜻한 화로대 앞에 붙어 앉아
캠핑장의 차갑고 맑은 공기와
조용히
마실 커피를 생각하면

나는 행복하다.

야영장 아침


따뜻한 숯불


어제밤 볶은 커피로…커피잔에 나뭇가지와 하늘이 담겼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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